스승님은 종종 어딘가 멀리 바라볼 때가 있었다.
그래서 가끔 누군가 불러도 깨닫지 못할 때가 많았다.
이따금 그렇게 멀리 바라보다가 내가 있는 것을 알아채면 웃으시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스승님의 웃음은 어딘가 서글퍼보였다.
스승님은 신왕님께 자주 불려가셨다.
내가 보기에는 신왕님께서 특별히 스승님을 아끼시는 것 같았지만 스승님은 그것에 대해 좋게 여기지 않으셨다.
하지만 거부하지도 않으셨다.
어느 날 밤, 스승님께서 긴히 신왕님을 만나러 가셨다.
그것을 본 것은 우연이었다,
스승님께서 기다림 끝에 신왕전에 드신 것만을 봤다. 그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른다.
그저 신왕님께서는 스승님을 인정하시니까 이런 시간에도 만나주시는구나 했다.
신왕님께서는 현왕 이시니까 분명 스승님과 여러가지 일을 논하시는 거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승님과 스승님을 따르는 우리들은 레프족의 영토에서 추방되었다.
날개까지 뜯겼다.
충격이었다. 신왕님께 버림받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 신왕님은 평소와 달랐다. 현왕이라 불리시던 모습은 보이지 않으셨다.
무슨 일이 있던걸까.
하지만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살기 위해 발버둥 쳐야 했으니까.
우리는 피난처를 만들었다.
마법 회로가 끊긴 우리들은 마법을 쓸 수 없어서 초기에 많이 고생했다.
하지만 스승님은 상황에 굴하지 않으시고 의연하게 연구에 몰두하셨다.
그 끝에 우리는 기계 날개를 달았고, 크리스탈로 하여금 마법을 쓸 수 있었다.
그렇게 건물을 세우고, 수도를 아보리스라고 명명했다.
-이런 지식과 연구는 도대체 어떻게 혼자 하시는 걸까
-스승님이 대단한 분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어딘가 우리완 다르게 초월한 존재 같아..
스승님은 아보리스 어딘가에 한 건물을 만드셨다.
크지도 작지도 않았다. 뭔가.. 말하자면 신전 같은 곳이었다.
종종 수도에 보이지 않으시면 항상 그 장소에 계셨다.
우리는 그곳에 갈 수 없었다.
스승님은 혼자서 그곳에 계셨다.
스승님은 그 장소에 대해 별 말을 하지 않으셨다. 우리도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그 곳에서 나와서 수도로 오셨을 때 쯤이면 항상 스승님을 졸졸 따라다녔다.
배울 것이 아주 많았기 때문이다.
-아가테, 어떻게 크리스탈을 통해 마법을 쓸 수 있는지 알려줄까.
네?
-이 힘은 고대신의 힘이란다.
고대신이요?
-그래, 고대신의 크리스탈을 통해 마법을 쓸 수 있는 거지
와 그럼 스승님은 고대신님께 선택 받은 건가요?
- ..... 그렇게 볼 수 있을까
스승님은 이후로 말씀하지 않으셨다.
그렇게 평화롭게 지내는 가 싶었다. 그럴리 없었다.
하이레프족이 전쟁을 한다고 한다. 레프족의 우월성은 여 타종족과 다르다.
하이레프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우리 뿐이었다.
나는 현왕이신 신왕님이 그러실 리 없다고 생각했다.
스승님은 아무 말씀 없으셨다. 무언가 생각하시는 듯 하셨다.
그러더니 신왕전을 향해 가셨다. 나와 몇몇이 스승님을 따랐다.
함정이었다.
신왕님은 이미 죽어있었고, 그 죄를 우리에게 물었다.
전쟁이 일었다.
최후의 전투에서 스승님은 다르모어에게...
-아가테!! 부탁한다!!!
스승님의 목소리...
스승님의 크리스탈을 챙겨 도망쳐 나왔다.
이후 스승님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른다.
아보리스는 하이레프에게 넘어갔고
시간의 초월자인 크로니카가 다르모어에 의해 유폐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사실 스승님께서 숨기시는 게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스승님은 그 성품으로 인해 스스로 신격화 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고대신을 기리는 천신제를 만들었다.
일리움에게서 스승님의 크리스탈이 빛났다.
허억,,,,헉,,,,
스승님 이만하면 됐나요...? 전,, 스승님의 유지를 잘 이었던 걸까요...?
스승님,,,,,
아가테ㅡ